어무니아부지의 결혼 n0주년 해외여행으로 9일간 자리를 비우시게 되어
본가에 혼자 남겨진 강아지를 케어하느라 출퇴근...데리고 와서 육아...나들이...등등을 병행하던 일정. 오늘이 마지막이다!
나흘 동안 집에 데리고 있다가 어제 본가로 복귀하는데...육아가 끝난다는 생각에 긴장이 풀려서인지 택시에서부터 너ㅡ무너무 피곤해가지고. 집에 가자마자 양치만 하고 세라젬 15분짜리 2회차 갈기고 1시 되기도 전에 일찍 잠. 강아지도 피로했는지 나 씻고 세라젬하는 동안 나와보지도 않고 내 침대에서 쿨쿨 잠. ㅋㅋㅋㅋ
아마 낯선 집에서 오줌도 제때제때 못 싸고 불안하게 서성거리고, 서울도 나갔다 오고, 언니들은 새벽까지 불 켜놓고 일하고...(원래 엄마아빠는 11시면 자고 6시부터 기상하심) 여러가지로 다른 루틴을 경험했을 할미강쥐도 피곤했는지 늦은 아침까지 침대에서 나오질 않았다. 엄마아빠가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워서 시무룩한 것 같기도 하다. 다른 집에 끌려갔다가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아직도 엄마아빠가 없어.ㅠㅠ 뿌앵강쥐
강아지가 깨어 있으면 안아달라고 올려달라고 옆에서 계속 낑낑찡찡대기 때문에 원활하게 일을 하려면 재워야해서, 한번 잠들면 안 깨우려고 살금살금 걸어다니고, 의자도 조용히 빼고, 소곤소곤 대화하고.ㅋㅋㅋ 살금거리는 노력이 무색하게 피크민 버섯 전투 들어가려고 맞춰놓은 알람이 방에서 울려서 깨우기도 함^^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그 모든 시간이 리얼 육아 같아서 뭔가 웃겼다. 육아하는 친구네 놀러갔을 때 애기 잠들면 조용히 대화해야 하는 시간과 다르지 않음
완전히 노망할망이 된 강아지는...귀여워.
가끔 어린 시절의 똥고발랄우다다다 뛰어다니고 열렬히 터그놀이 하며 으르렁거리는, 찐한 갈색 털에 두 눈 다 새카맣게 초롱초롱한 영상과 사진들을 보면 새삼스럽게 귀엽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앞도 잘 안 보이고 귀도 안 들려서 간식도 못 찾아 먹고 종종 발에 채이고 하루종일 잠만 자는 보들보들한 지금의 강아지가 역시 가장 귀여우다. 영원이란 없는 관계에 과거를 돌아볼 필요 없이 계속해서 사랑스러운 순간이 업데이트 된다는 건 정말 소중하지!